연구실에서 일하다가 새벽 5시쯤 동이 틀무렵 기숙사에 돌아와 침대위에 뻗어 잤다. 룸메이트는 어디갔는지 안보이고 한 시간쯤 잤을까 어디서 붕붕 거리는 소리가 들려 잠을 깼다. 룸메이트가 창문을 열어놓고 나가서 어느샌가 방안에 5cm 정도 되는 벌이 들어와 날아다니고 있었다. 학교가 돈을 아끼려고 그랬는지 창문이 미닫이 식인데 한쪽에만 방충망이 붙어있어 다른쪽은 방충망이 없었던 것. 자다가 정말 분노스럽고 당황스러웠다.

방도 좁은데 큰 벌이 저돌적으로 붕붕 거리면서 날아다니니 잠이 싹 달아난다. 운동화를 집어들고 벌이 앉아 있는 틈을 타서 한번 찍어줬는데 제대로 맞은건지 아닌지 냉장고 뒷쪽 틈으로 떨어지더니 한번 붕붕 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소리가 안난다. 죽었겠지 하고 잤는데 죽었는지는 모르겠다. 달아난 잠덕에 장시간 멀뚱멀뚱 있다가 일어나기로 예정했던 시간보다 2시간 늦게 기상-_-; 룸메한테 방충망 없는 쪽 창문좀 닫고 다니라고 해야지.. 자연 친화적인 캠퍼스 환경 덕에 여름에 벌레가 미친듯이 많고 이제 모기도 슬슬 들어올텐데;;

친환경적인 환경 혹은 자연 친화적인 환경은 흔히 생각하기에 녹지가 많고 자연 생물들이 잘보존된 환경일텐데 난 잘보존된 식물들은 좋지만 생물들은 그다지 좋은 것 같지 않다. 위에서 언급된 벌과 같은 벌레들도 그렇고 학교에서 암모니아 덩 냄새를 미친듯이 풍기는 두루미 떼, 그리고 보도를 덩 지뢰밭으로 만드는 거위 떼 모두 나의 삶에 너무 가까이 있어 불편한 존재들이다. 생물들은 멀리서 그저 지켜보면 그걸로 만족스럽다. 나름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주위에 귀찮은 생물들을 생각하니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그린 피스 단원처럼 자연 보호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주위에서 막상 생물들이 생활을 귀찮게 하면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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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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